📘  혹등고래 모모의 여행, 류커 상

 

바이야는 생각했다. 모모처럼 이미 삶에 흥미를 잃어버린 고래만이 자신을 따라 강어귀까지 역류하는 모험을 즐길 수 있을 거라고.


"만일 성공하지 못하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아니야."
"지금은 우리 생에 가장 위대한 순간이야."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는 느낌 속에서 오래된 관습으로부터 벗어났다는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죽은 고래들은 마지막에 어떻게 죽는 게 의미 있는 건지 생각해봤을까?"
"죽는 데도 머리를 써야 한다면 너무 서럽지 않겠니?"


"그리고? 강에서는 어떻게 사냥을 하고, 강바닥으로 어떻게 내려가고, 방향은 어떻게 분별하는지 알려줬었지. 하지만 나는 암컷 고래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 싸우는 게 싫었어. 왜냐하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니까. 우리는 그런 체제에서 벗어나야 해. 그래야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어."


솔직히 말해 모모는 그 어디에서도 삶의 압박을 느낄 만한 중대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다시 말해 그가 강을 역류해 갈 만큼의 큰 결심을 하도록 몰아넣은 삶의 압박이나 스트레스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가 강을 거슬러 올라간 가장 큰 이유는 어쩌면 삶의 목표를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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