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로라는 말했다. 사랑과 이해는 같지 않다고. 진은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어 긴 취재를 시작했다. 로라의 어떤 부분이 완전한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는 것, 그리고 로라가 진에게 그것을 설명할 생각조차 없다는 것은 진을 슬프게했다. 진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로라와 비슷한, 그러나 정확히 같지는 않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진을 경계했고, 때로는 반겼고, 가끔은 거부했지만, 진은 그들에게서 각자 다른 진실한 내면 일부를 발견했다. 그래서 한순간 진은 자신이 로라를 거의 이해했다고, 로라의 복잡한 내면에 거의 가닿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잘못된 지도》는 이런 헌사로 시작한다.
여전히 불가해한 L에게.
/ 로라
사랑하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신에게도 있지 않나요.
/ 로라
“미안해, 하지만…….”
조안은 말했다.
“이곳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들이 이곳을 덜 미워하게 하지는 않아. 그건 그냥 동시에 존재하는 거야. 다른 모든 것처럼.”
/ 숨그림자